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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신경질환사전] 파킨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손떨림’의 특징
[쉬운 신경질환사전]은 신경과 전문의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과 하이닥이 생활 속의 신경과 질환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시리즈 기사입니다. '눈꺼풀떨림', '어지럼증',' 손발저림', '각종 두통' 등 흔하지만 병원까지 방문하기에는 애매한 증상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합니다.



중년 이후 손떨림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파킨슨병을 가장 많이 우려합니다.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노년기 질환으로, 고혈압만큼이나 흔합니다. 환자의 주 연령층은 70대로, 70대는 15% 이상, 80대는 50% 이상, 90대는 70% 이상이 파킨슨병에 걸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평균수명이 71.7세이던 1990년 경에는 그렇게 흔한 질환이 아니었으나,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파킨슨병의 발병률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파킨슨병ㅣ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파킨슨병은 신경계의 노화로 인한 질환이기보다는 뇌의 특정 부분이 빠르게 노화해 걸리는 질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엄밀하게 말하면 손떨림은 파킨슨병의 핵심 증상이 아닙니다. 파킨슨병 의심 환자에게서 가장 많이 관찰되는 증상은 몸놀림이 느려지고 뻣뻣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몸의 변화는 아주 서서히 발현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나 가족도 초기에는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하지만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모든 파킨슨병 환자들은 몸이 확연하게 느려지는 등 전형적인 파킨슨병 증상을 보입니다. 손떨림은 전체 파킨슨병 환자 75%만이 경험합니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의 손떨림과 일반적인 손떨림에는 차이가 존재합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다양한 종류의 손떨림이 동시에 나타납니다. 전형적인 파킨슨병의 떨림은 안정떨림(Rest tremor or tremor at rest)이지만, 본태성 떨림에서 나타나는 자세 떨림 (Postural tremor)도 흔하게 동반됩니다. 파킨슨병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증례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78세 남성 A씨는 손떨림 증상으로 신경과 외래를 방문했습니다. 진료실에 들어올 때 구부정한 자세와 함께 짧은 보폭으로 종종걸음을 하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의자에 앉을 때는 정상인보다 느렸으며, 의자에서 일어날 때는 한 번에 일어나지 못하고 2~3차례 시도 끝에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표정은 없었으며, 목소리는 작아 조곤조곤 이야기를 했습니다. 초진지를 확인했을 때 글자의 크기가 매우 작았으며, 지남력 등 일반적인 인지능력은 또래와 비교했을 때 별다른 차이가 없었습니다. A씨에게 진료 탁자 위에 편하게 손을 올리라고 요구했을 때 힘을 주지 않을 때도 오른손 엄지와 검지 사이로 환약을 잡고 살살 돌리는 것 같은 속칭 환약말이떨림(Pill-rolling tremor)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더불어 사지 근육 경진이 심했으며 손과 발을 빠르게 움직이는 행동이 어려워했습니다. 자세를 바로잡는 반사작용도 떨어져 선 자세에서 의사가 뒤로 몸을 살짝 당겼을 때 중심을 쉽게 잃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몸의 변화가 시작한 지 약 3년이 넘었는데 생활의 불편을 느끼지 못해 병원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뇌 MRI에서는 특별한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했으나, PET에서 양측 기저핵에서의 도파민이 저하되어 있는 소견이 관찰되어 특발성 파킨슨병을 진단 받았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파킨슨 증상 치료제 L-도파제(L-dopa)로 약물치료를 시작했고, 그 결과 몸의 경직과 움직임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손떨림 증상 개선을 위해서 본태성 떨림에 사용되는 베타차단제를 사용했더니 손떨림 역시 어느 정도 감소되었습니다."



 파킨슨병의 원인

20세기까지는 파킨슨병을 다소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뇌간의 가장 위쪽, 중뇌에 흑질(Substantia nigra)이라는 신경핵이 있는데 검게 보여 말 그대로 흑질이라 불립니다. 흑질에서 운동 조율 신경 네트워크를 조절하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 기저핵 중 담창구라는 부위로 보냅니다. 흑질의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노화로 인해 기능이 떨어지고 손실되면 기저핵을 중심으로 한 운동조절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여 몸이 뻣뻣해지고 느려집니다. 25년 전만 해도 이것이 파킨슨병 원인에 대한 주류 학설이었습니다. 그러나 의학이 발전하고 다양한 연구 자료들이 쌓이면서 파킨슨병 발병에 관여하는 병태 생리가 완전하게 뒤집어지고 있습니다. 파킨슨병의 신경 노화는 중뇌가 아닌 뇌간의 가장 밑 부분인 연수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점차 연수의 위쪽인 뇌교, 중뇌로 퇴행성 변화가 퍼지며, 종국에는 대뇌까지 침범합니다. 알츠하이머병과는 반대의 순서로 뇌가 노화됩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연수의 퇴행으로 인한 변비, 뇌교의 퇴행으로 인한 수면장애가 파킨슨병의 가장 초기 증상인 것으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40~50대부터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이와 함께 장을 지배하는 자율신경에서부터 파킨슨병이 시작되어 뇌간으로 올라온다는 학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초적인 연구 논문들을 살펴보면 파킨슨병을 유발 원인으로 '수면 장애'와 '극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뇌가 학대받는 상황을 꼽습니다. 만약 가족력 등 파킨슨병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생활 속에서 이러한 점은 반드시 주의해야 합니다. 파킨슨병의 손떨림은 다른 기본 증상들과 다소 동떨어진 증상으로 여겨집니다. 기본 증상들은 모두 기저핵에서의 도파민 부족이 원인입니다. 하지만 파킨슨병 손떨림은 아직 그 정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그 원인을 운동 능력과 연관되어 있는 중요 신경회로로 이루어진 루프 2가지에서 찾고 있습니다. 기저핵-시상-대뇌-다시 기저핵으로 연결되는 첫째 루프, 소뇌-시상-대뇌-소뇌로 다시 이어지는 둘째 루프입니다. 뇌는 각 부분마다 AM 라디오파처럼 고유의 진동수를 가지고 전기적으로 흔들립니다. 그런데 뇌간에서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이 두 루프에 내재된 진동이 걸러지지 않고 대뇌의 운동피질에 영향을 줘서 떨림증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파킨슨병 손떨림은 그 원인이 도파민의 부족 외 다른 여러 부분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도파민 유도체 등으로 큰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본태성 떨림에 쓰는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이 40대부터 서서히 시작된다고 하는 학설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충분한 숙면과 건강한 식습관, 적절한 운동입니다. 너무 상투적이지만,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요즘,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신경계 퇴행성 질환의 발병이 줄어들면 얼마나 좋을까 늘 생각하게 됩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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